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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문화예술전시관으로 재탄생한 아트 스페이스

작가

배종헌 BAE Jongheon

작품

작가노트

夜생화
어쩌면 사라질, 사라져지게 될 공간이 있다. 처음 답사 차 이곳에 방문했을 때, 예전 그 유명세와는 달리 한 눈에 쇄락한 공간처럼 보이면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면 여전히 이곳은 우리들의 아픈 역사의 현장이자 과거와 현재, 인권과 생존권, 도덕률과 욕망 등 실로 첨예한 현실적 공간이다. 날 밝으면 문이 닫히고 밤이 되면 다시 붉은 불빛과 더불어 생기가 되살아나는, 아직, 아직은 누군가에게는 살아내어야만 하는 그런 곳이다.
전시 의뢰를 받고 내가 이런 곳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해야겠다는 식의 섣부른 사명감 같은 건 없었다. 다만, 나는 이 공간을 살아낸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과 여전히 이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공간 리노베이션 과정에 파괴되고 있는 현장은 마치 그들의 삶을 보는 듯하여 마음 아팠다. 이 대안 없는 폭력적 사태의 비현실적 현실 앞을 서성이며 한참 배회하였다. 꽃이 보였다. 진짜 꽃이 아니고 방문 앞에 붙은 조악한 꽃그림 스티커, 2층 복도 끝 창가에 놓인 싸구려 화분의 인조꽃, 침대 앞 연분홍 망사 커튼에 수놓인 반짝이는 꽃모양들, 침대 매트리스에 자수된 꽃문양, 방방마다 벽지의 꽃문양 패턴들, 어느 침대위의 메마른 죽은 꽃줄기, 심지어 화장실 한편의 세제에 인쇄된 꽃사진 등 실로 수많은 꽃들이 그곳에 있었다. 나는 이 꽃들을, 그들의/우리들의 아픈 기억을 맑고 투명한 유리통에 담아 <夜생화>라 불러본다.

개인전

2016
  • 2016 네상스 Naissance, 대구미술관, 대구
    등 11회

단체전

2017
  • 가족보고서, 경기도미술관, 경기도
2016
  •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5
  • Korea Tomorrow, 성곡미술관, 서울
    외. 다수.

<출품작 캡션>

1. 누운방 / 240x246x330cm / 현장에 있던 오브제들과 그 공간, 복합재료 / 2017
2. 夜생화 / 16Øx3cmx15개, 현장 가변 설치 / 현장에 남겨진 벽, 유리에 아크릴릭, 비디오 설치 / 2017
3. 도원동 비너스 / 16Øx3cm, 현장 가변 설치 / 현장에 남겨진 벽, 유리에 아크릴릭 / 2017
4. 매일의 전쟁터에서 상처 입은 우리들을 위한 성스러운 기도 / 91.5x182.5cm / 현장에 남겨진 깨진 벽면거울에 아크릴릭 /2017